직장내 폭행과 산재보험

황은정 변호사가 중부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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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직장은 긴장과 스트레스의 근원이라고 한다. 회사는 놀이터도 자아실현 공간도 아닌 나의 효용가치를 보여주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직장 내 인간관계는 팍팍하기 그지없고 상사는 여지없이 공통의 적이다. 그러다보니 직장 내에서 다툼이 발생하기라도 하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게 되어 심한 몸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이러한 싸움은 열에 한둘은 중상을 초래한다. 이처럼 직장 내 폭행사건으로 중상을 입은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부분의 반응은 이렇다. "형사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해야죠!"

하지만 통상 쌍방폭행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피해자인 나도 형사처벌을 감수해야 하고 손해배상액은 과실상계로 쪼그라들 것이다. 상대방이 무자력이라면 배상받을 길이 없어 난감하다. 여기에 더해 회사에서는 병가를 쉽게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

필자는 산재신청을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통상 산업재해라고 하면 공장근로자나 현장근로자들이 작업 중 기계나 시설물에 의한 사고를 당한 경우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상 "업무상 재해"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질병·장해나 사망을 말한다. 즉, 근로자가 업무수행하는 과정에서 잠재된 위험이 현실화되어 근로자가 신체에 해를 입은 경우라면 직장 동료나 상사에 의한 폭행에 의한 것도 포섭하는 개념이다.

우리 대법원도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 또는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지만,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 근로자 간의 업무상 분쟁에 기인한 가해행위도 마치 "사업장 내 기계기구 등의 위험과 같이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례 작업현장에서 업무처리 방식과 관련하여 의견충돌이 생기자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겨 업무종료 후 시비가 붙어 서로 몇 차례 싸우다 한쪽이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급성 뇌경막하출혈상 등을 입게 된 사안에서, 근로복지공단은 작업시간 종료 후 발생한 폭행이고 감정싸움으로 인한 시비로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폭행이 근로자 간 작업방식을 둘러싼 의견대립에서 비롯되었고, 이러한 의견대립이 있은 후 40여분 만에 폭행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불승인처분을 취소하였다.

산재보험은 직장 내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이를 분담하는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이다.

정치권은 산재 적용대상 확대에 관대하다. 최근 특수고용직근로종사자를 노무제공자라는 명칭하에 산재보험에 편입시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작 열악한 근로 현장 개선에는 어떤 일들을 하는지 오리무중이다.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발병율이 통상의 35배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통계에도 환기시설 개선 공사가 진행중이라는 소식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으니 말이다.

황은정 법무법인 이안 변호사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www.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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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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